한화 김서현, 첫 패배 후 반등..‘가족이 곧 버팀목’
2025-04-29 16:04
김서현은 지난 25일 대전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시즌 첫 실점과 함께 패전을 기록했다. 1-1로 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그는 연속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낸 뒤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결승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로써 김서현은 올 시즌 13경기 동안 이어오던 11⅔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마감했다. 마무리투수로 전환된 이후 처음 맛본 패배였다. 중간계투 시절에도 경험한 무너짐이 있었지만, 마무리 자리에서의 첫 실패는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김서현은 구단 투수코치진은 물론 친형 김지현 씨에게도 조언을 구했다. 김지현 씨는 지난해 SSG 랜더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했으나 시즌 후 방출돼, 올해부터 한화의 불펜 포수로 새 출발했다. 한화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불펜 포수 보강이 필요했고, 김서현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김지현 씨를 영입하는 결정을 내렸다. 동생 김서현은 형이 쓰던 44번 등번호를 물려받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시즌 초부터 형과 함께 훈련을 이어온 김서현은, 경기 전후로 형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컨디션 조절에 힘을 쏟았다. 시즌 초반에도 그는 "형이 제 컨디션이나 안 되는 부분을 빠르게 캐치해 알려준다.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고마움을 표한 바 있다. 이번 첫 패배 뒤에도 김서현은 형의 위로와 조언에 기대어 마음을 다잡았다.
충격을 딛고 김서현은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26일 KT와의 2차전에서 2-1로 앞선 9회 등판한 그는 탈삼진 두 개를 포함해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냈고, 시즌 7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여전히 0.66을 유지하고 있다. 13⅔이닝 동안 11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마무리투수로서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경기 후 김서현은 "선배님들이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조언을 구할 수 있지만, 형은 어릴 때부터 저를 봐왔기 때문에 무엇이 문제인지 빠르게 짚어준다"며 친형의 존재가 주는 특별함을 강조했다. 그는 "가족이라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다는 점도 크다"고 덧붙였다.

김지현 씨 역시 동생의 성장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는 "서현이가 잘해주고 있어서 그저 고마울 뿐이다"며 "경기 전 간단히 느낀 점을 이야기해주는 정도인데, 서현이가 먼저 질문을 던지며 많은 대화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이 벗어나는 경우가 많이 줄었고 제구가 훨씬 안정됐다"며 동생의 발전을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프지 않고 이대로만 가면 좋겠다. 올해는 동생과 함께 가을야구를 꼭 경험하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화 구단 역시 김서현의 멘탈 관리 차원에서 김지현 씨를 불펜 포수로 영입한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서현은 패전을 당한 다음 날, 몸살 기운까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내색하지 않고 경기에 나섰다. 경기 전 약간의 감기 증세가 있었으나, 경기가 좋지 않은 결과로 끝난 충격과 겹쳐 컨디션이 더욱 악화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책임감을 갖고 묵묵히 준비해 삼자범퇴로 세이브를 따내며 스스로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김서현의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서현이가 몸살기가 있었다고 하는데 나는 경기가 끝나고서야 알았다"며 "그동안 좋은 투구를 보여줬던 젊은 투수가 처음으로 패배를 맛봤는데, 그 책임감을 스스로 이겨냈다"고 칭찬했다. 김 감독은 "마무리 투수는 그런 경험을 하면서 성장하는 법이다. 김서현도 이번 경험을 통해 한층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김서현은 "솔직히 25일 경기 후 너무 힘들었다. 설명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였다"며 심경을 털어놨다. 이어 "마무리를 맡고 나서 처음 경험한 패전이라 충격이 컸지만 감독님과 코치님, 그리고 선배님들이 믿어주셔서 하루 만에 다시 세이브를 올릴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는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이번 경험이 저를 더 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는다. 더 노력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이어진 무실점 기록에 대해선 "의식하지 않고 있다. 개인 성적에 연연하기보단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무리투수로서 성장통을 겪고 있는 김서현. 친형 김지현 씨와 팀 동료들, 그리고 코칭스태프의 믿음 속에 그는 한 걸음 더 성숙해지고 있다.